얼마전 일이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프로젝트 매니징을 계속 가져가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서로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이러저러한 얘기들을 늘어놓다가 친구가 5년 전 한 회사를 그만 둔 경험까지 흘러가게 되었다. 8년 전 창립멤버로 시작했던 회사 이야기였다.

  책상 하나하나까지 직접 고르고 날랐으며 회사가 처음 설립되어 함께 성장해온 회사였기 때문에 애착이 남달랐다고 한다. 비록 동업자는 아니었지만 처음을 같이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애사심이 불끈 쏫아 올랐단다. 그래서 사장이 혹시나 무슨 일을 잘못하고 있는 것 같으면 나름대로 바른 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했었다고 한다. 적어도 2년 동안은 말이다. 하지만 초창기 함께 회사를 일으켰던 동료들이 적어도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짤려나가는 것을 보면서 혼돈에 휩싸였고, 3년 뒤 자신이 사장과 방향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해고되었을 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한다. 친구의 말을 빌자면 '처음에는 사장이 변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내가 사장이란 존재를 잘 몰랐던 거더라고.'
나는 그 녀석의 얘기를 들으며 100% 공감하고 있었다. 초창기 멤버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사장이 변했어!!' 그 비밀은 바로 사장이라는 자리에 있다.

1. 당신도 하나의 자원
당신은 사장(나는 여기서 사장을 기업체를 이끌어나가는 대표라고 말하고 싶다)이 되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 그런다면 왜?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까? 내가 하고 싶은 데로 할 수 있으니까? 마침 사업을 할 기회가 생겨서 인가? 많은 사람들이 사장이 되어 싶어하는 수많은 이유의 저변에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일하고 싶어서'가 깔려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오직 자신에게 봉사하는 조직에 대한 욕구, 그것은 어쩌면 일로부터의 자유, 동시에 일로부터의 권위에 대한 욕구일 것이다. 그것을 위해 비즈니스라는 전장에 자신을 대신해 싸울 직원들을 데리고 뛰어든다. 자장이 장수라면 직원들은 병졸들이다. 최대한 가장 우수한 병사들을 모집하기 위해 자원을 투자하고, 모인 그들이 나가서 싸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한다. 군대에서 군사가 자원인 것처럼 사장에게 직원은 자원이다. 그 자원을 잘 관리하기 위해 사장은 다양한 매니징 방법을 동원한다. 적어도 회사에서 휴머니즘은 매니징 방법의 하나이다. 어떤 말로 치장하더라도 당신도 그런 관리받는 자원 중의 하나이다. 최대의 효율을 내기 위해서.

2. 나는 당신을 끝까지 데려간다. 단, 회사 사정이 변하지 않는다면.
초기에 같이 일을 시작할 때 사장들은 흔히 얘기한다. 너만큼은 믿고 끝까지 간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말했던 사장들이 자신의 심복이라고 적어도 다른 사람들이 생각했던 사람들을 잘라내는 것을 많이 봤다. 정말 저 사람은 사장이 끝까지 함께 할꺼야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회사를 떠나는 것을 보면서 사장이란 종족에 대해 불신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회사는 의리를 지키는 집단이 아니라 이익을 지키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야 아무리 좋아도 회사에서는 골치거리라면 사장으로서는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다. 회사의 사정이 변했고, 당신의 사정도 변했으며 시장 사정도 변했다. 사장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상황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당신이 예전의 일들을 들먹이며 왜 변했냐고 사장에게 얘기한다면 사장의 기분은 어떨까? 당신이 신뢰할만하다고 생각할까, 아니면 모든 것이 변했는데 자신의 과거를 들먹이며 자신을 위협한다고 생각할까? 적어도 내가 아는 그들은 자신의 과거 실수들이 파헤쳐 지는 것을 싫어한다. 변한 것은 변한데로 받아들여주길 원한다. 군말없이...당신만 예외?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모든 것은 계속 변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3. 회사의 사정은 항상 변하기 마련
처음 회사의 모습이 어떠했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인의 환경이 변하는 것처럼 회사도 변한다. 사정도 변하게 된다. 처음에 상황도 같은 상황은 별로 남아 있지 않게된다. 사정이 변하면 회사 운영에 대한 생각도 변하게 된다. 그것은 당신에 대한 생각도 변하게 된다는 말이다. 개인적인 부분이야 어떤지 모르겠지만 업무적인 부분에 대한 생각은 변할 수 밖에 없다. 현재 회사 사정에 따른 정책이 변하지 않는다면 이는 오히려 불합리한 것이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 속에 있는 당신에 대한 회사의 사정도 변하게 된다.

4. 회사는 이익집단
군대는 전쟁을 잘 치르기 위해서라면, 회사는 시장에서 전쟁을 잘 치르기 위해(이익을 얻기 위해) 끊임없는 자기개혁을 과제로 삼는다. 인간이 먼저가 아니라 이익이 먼저인 집단이다. 이익에 복무하는 자들이 우선적으로 회사에서 생존할 수 있다.
약간의 배려를 해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당신이 사장이라고 생각해보라. 그렇다면 아무리 초창기에 같이 일을 시작했어도 회사에 손해만 끼치고 있거나 있으나 마나한 존재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5. 배신감의 이면
초창기부터 함께 일한 회사로부터 느끼는 배신감은 인간적 배신감도 많이 작용하지만 업무에 있어서 자신을 회사 종속적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회사의 태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은 솔직하게 생각해봤을 때 자신의 능력에 대한 불안감에서 기인하는 면이 많다. 이런 불안감을 거둬내기 위해서는 개인의 힘을 키우는 수 밖에 없다. 회사의 어떤 태도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어느 곳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실력 말이다. 더구나, 어느 회사를 다녔는지도 중요하지만 개인이 어떤 일을 해냈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더더욱 필여하지 않겠는가? 주체는 회사가 아니라 개인이다.


횡설수설 긴얘기였지만 결론은 이렇다.

딱 2가지만 기억하자. 회사에 대한 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 회사는 이익 집단이라는 것
- 회사의 사정은 항상 변한다는 것


딱 2 가지만 해내자. 어떤 상황이 와도 흔들리지 않도록..
- 끊임없는 자기를 발전시키는 것.
- 경영자의 마음으로 일하는 것


Posted by 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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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회사에서 월급을 받고 일한다는 것은
회사에게 내가 받는 월급의 최소 4배는 매출로 돌려줘야 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항상 나의 매출 기여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가끔은 이것이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지만
생각하는 힘이 되어 주기도 한다.

회사에 대한 나의 기여도를 높이는 것.
내가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것.
나의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나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힘이 되어 준다.

오늘 아침도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너무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는 걸 느끼며
이번 한 주는 열심히 프로젝트의 고민 속으로 뛰어들어보자는 결심을 했다.

전체 고민의 30%까지만 올리더라도 이번 주는 성공한 거다.
Posted by 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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